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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오천항 라라호 출조 후기 (쭈갑 졸업식)

달다호 2022. 11. 28.

11월 18일 오천항 라라호를 타고 쭈갑 졸업식을 다녀왔습니다.

다소 늦긴 했으나 워낙 인상적인 출조였기에 부랴부랴 후기를 남겨봅니다.

 

 

라라호는 이번에 처음 타 보았는데 올해 신조선으로 배 컨디션이 무척 좋습니다.

정말 쾌적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배였습니다.

 

지금은 날씨도 너무 차가워졌고 쭈갑 출항하는 배도 없기에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는 내년 시즌 출항에 도움되셨으면 합니다. 그럼 출조 후기 시작해보겠습니다.

 

 


출조 개요

  • 일자 : 11월 18일 (금)
  • 물때 : 1물
  • 항구 : 오천항
  • 선사 : 라라호
  • 탑승 시간 : 05:40분경
  • 입항 시간 : 16:30분경
  • 자리 배치 : 예약할 때 신청
  • 승선 명부 : 낚시해 앱 작성
  • 사용 봉돌 : 12~14호

 

 

 

출항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
출항을 기다리는 사람들

 

11월 18일이란 시기는 쭈갑 시즌이 이미 피크를 지나 하강기로 접어든 시점입니다.

주차 지옥으로 유명한 오천항이지만 이날은 04시에 도착했는데 자리가 여유롭더군요.

 

오천항 라라호의 승선 위치는 오천 수협 앞의 메인 슬로프입니다.

하루 전 받은 문자메시지에는 05:20~05:30경 접안하신다고 했는데 이날 배들이 좀 뒤엉켜서인지 40분경 들어오셨습니다.

전 오천항 이용하면서 항상 부흥석유 쪽에서 승선했던지라 이쪽 메인 슬로프는 처음이어서 시간이 지나자 약간 초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쭈갑 시즌은 끝나가지만 여전히 오천항의 새벽은 유명 선사들로 불야성을 이루더군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배들이 하나둘 접안하고 조사님들을 태우기 시작합니다.

 

 

라라호는 슬로프 끝에서 네 번째에 접안하셨는데 슬로프와의 높이차 때문에 바로 탑승하긴 어려웠습니다.

이때 선장님께서 탑승객들의 짐을 먼저 받아서 차곡차곡 배에 정리해주셨기에 빈 손으로 옆 배를 건너 건너 라라호로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승선할 때 가장 위험한 이유가 양손에 짐을 들고 있기 때문에 미끄럽고, 휘청거린다는 점인데 선장님이 짐을 다 받아주시니 아주 쾌적하게 양손을 쓰면서 안전하게 탑승했습니다. 시작부터 좋은 느낌!

 

 

 

 

 

라라호 선장님 사진
무척 친절하신 라라호 선장님

 

탑승을 다 마친 후 선수에서 인원체크 및 브리핑이 있습니다.

라라호 선장님은 그간 뵈었던 다른 배 선장님들과는 결이 좀 다르시더군요.

뭐랄까? 서울에서 IT업체 근무하시다 귀향하신 것 같은 느낌? 

목소리가 아주 나긋나긋 좋으십니다. 포인트 진입 시 방송으로 수심 및 지형 브리핑을 해주시는데 꿀보이스 덕분에 귀에 쏙쏙 잘 들리더군요. 간혹 마이크가 안 좋은 건지, 스피커가 안 좋은 건지 모르겠으나 다른 배의 경우 선장님은 열심히 브리핑하시는데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모를 때가 있었는데 이 날은 정말 잘 들려서 좋았습니다. (신조선의 위력인 듯)

 

 

 

 

 

 

점심식사 전 조과 카운터기 사진
점심식사 전 조과

 

일출과 함께 열심히 포인트로 이동하여 낚시를 시작해봅니다.

물때는 1물, 바람도 심하지 않고, 물색도 나쁘지 않아 쭈꾸미 낚시에 좋은 날이었습니다.

새벽엔 매우 춥다고 전해 들었는데 생각보다 춥지 않았었구요. 패딩을 입을까 고민했었는데 바람막이 정도로도 충분했습니다.

 

이날 포인트는 발전소 앞에서 계속 배를 흘려주셨습니다.

오전에는 배를 잘 잡아주셨구요, 오후에는 물이 안 가서인지 흘려주기 시작하셨습니다.

수심은 25m 전후였습니다. 가장 깊은 곳은 30m 정도였고 가장 얕은 곳은 20m가량 되었습니다.

쭈꾸미의 사이즈가 대부분 문꾸미인데다 수심도 깊다 보니 챔질하고 릴링하는게 노가다더군요.

로드 건그립을 잡은 약지와 손목이 너무 아팠습니다. 다음번엔 그립 쿠션을 꼭 장착해야겠다고 생각했네요.

 

점심 식사 전 조과는 41이었네요.

14호 봉돌로 계속 진행했는데 손목이 아프다 보니 14호 봉돌도 너무 무겁게 느껴지더군요.

얕은 수심에서 10~12호 정도 봉돌로 낚시하던 때가 그리웠습니다.

아무튼 오전 조과 41개여서 점심 먹고 분발하면 세 자릿수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라라호 점심식사 사진
선상맛집 라라호의 점심식사

 

라라호 탑승 전 후기들을 쭉 살펴보니 점심식사가 좋다란 얘기가 많더군요.

직접 경험해보니 그 말이 100% 사실이었습니다.

밥은 무려 압력밥솥으로 지으시고, 식사 시작에 맞춰 사무장님께서 철판으로 계란 후라이를 이쁘게 부쳐주십니다. 갓 지은 밥에 따끈한 계란 후라이, 그리고 정갈한 반찬까지 선상 맛집이란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니더군요.

너무 맛이 좋아서 생각보다 과식을 해버렸습니다.

 

남은 잔반을 바다에 버리라는 배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라라호는 식사 후 깔끔하게 분리수거를 실시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바다 환경을 우리가 지켜야죠.

아마 사무장님의 성격이 깔끔쟁이일 듯합니다. 배 전체가 딱딱 각이 잡히고 청결하거든요.

 

 

 

 

 

 

최종 조과 카운터기 사진
최종 조과

 

이날의 최종 스코어는 결국 78.

오후에 화이팅을 외쳤건만... 과식의 여파로 컨디션이 다운되더군요.

전날 잠도 거의 못 자서 몸이 무거워졌습니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오후에 마시려고 준비해 간 제 레드불이 한 모금밖에 안 마신 상태로 어창에 골인해버렸습니다. 자리마다 컵홀더가 장착되어 있는데 양면테이프로 부착한 거라 떨어져 버렸거든요.

레드불을 마셔줘야 오후 낚시가 가능한 몸뚱이인데 안타깝게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더라구요.

 

뭐 사실은 다 핑계구요 실력입니다.

깊은 수심에서 감을 못 잡겠더라구요.

제 옆자리 분은 꾸준히 잡아 올리시던데 저는 그분 2~3번 올리실 때 1번 올리는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큰 성과가 있었던 게 옆자리 분이 낚시하는걸 물끄러미 보다가 끝보기 낚시 운용에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하던 끝보기 낚시가 구체적으로 이미지가 그려지더라구요.

부랴부랴 실행해보았더니 3마리 연속 끝보기로 잡아 올렸습니다.

내년 시즌까지 이 감각을 계속 잊지 않고 있다가 더욱 발전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네요.

 

 

 

 

 

입항 후 라라호 사진
수고했다 라라호!

 

 

4시 조금 넘어 수고하셨단 선장님의 방송과 함께 오늘의 졸업식을 마쳤습니다.

입항하고 하선할 때까지 선장님과 사무장님 친절히 배웅해주셨구요.

짐들을 싸들고 슬로프를 오르다 굿바이 인사 차원에서 한 컷 남겨 보았습니다.

 

즐거웠던 22년 쭈갑 시즌을 무사히 마치고 내년을 기약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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